[복합문화경험]문화역서울284 RTO 2024 연간 경험 디자인

Background

100년의 세월을 품은 문화유산공간, 문화역서울284 RTO.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RTO와 1년간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2023년이 다양한 분야와의 연계하며 RTO의 존재 자체를 알리는 해였다면, 2024년에는 RTO만의 역할과 시그니처 경험 요소를 단단하게 정립하고 이를 일관된 맥락으로 전개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프로젝트를 설계했습니다.


Knitting Point

RTO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 시그니처 정립 
: RTO만의 경험 요소 만들기


2023년의 프로젝트를 통해 RTO가 별도의 문화예술공간이라는 인식은 확보했다고 판단, 2024년에는 'RTO스러움'을 일관되고 명확하게 유지해 차별화된 캐릭터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기로 했습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RTO라는 공간이 지닌 속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RTO는 특정 장르만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공간이 아닌 재생공간이기에 본질적으로 열려 있고 포용적이라는 점, 100년의 시간을 품고 있는 문화유산 공간이라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의 일상과 가까운 친화적인 공간이라는 점, 재생된 공간을 새롭게 활용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영감을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적이었죠. '100년의 세월을 품은 문화유산공간에서 동시대 문화를 다채롭게, 일상적으로 경험한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한 문장을 중심 삼아 RTO만의 시그니처 경험 요소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Solution

① 경험자의 관점으로 RTO 정의 : 미션, 비전, 핵심가치
② RTO 시그니처 경험 요소 정립 : 경험 메시지, 경험 요소, 기획 가이드라인 개발
③ RTO 시즌 프로그래밍 : 주요 파트너 연결 & 프로그램 컨셉 개발 & 경험 요소 점검
④ 주요 비주얼·버벌 콘텐츠 디렉팅


'RTO 공간의 본질과 가능성에 대해 꾸준히 대화하고 실험할 것', '이제 막 생겨나고 있는 문화를 어렵지 않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 '참여자가 움직이고 발견하는 능동적인 경험을 디자인할 것'. 이 3가지 방향성으로 2024년 RTO의 경험을 꾸렸습니다. 기획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공유할 수 있는 자료를 개발해 같은 원칙을 공유하며 일했습니다. 덕분에 모든 사람들이 하나의 방향성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죠.

연간 3개의 시즌 주제를 설정해 조금 더 밀도 높은 경험을 제공한 것도 성과 중 하나입니다. 2024년의 RTO는 '내 곁의 이야기'에서 시작해 '내 안의 이야기'로, 그리고 '함께 하는 일의 의미'로 나아가고자 했습니다. 독립적으로 자기만의 색깔을 만들어나가는 이들의 작업을 통해 동시대의 역동적인 문화적 움직임을 경험했던 Season 1 , 리추얼과 명상, 앰비언트 음악 등을 통해 100년의 시간을 느끼며 내면을 들여다보았던 Season 2, 서로 다른 존재들이 서로 연결되고 어우러지는 일의 의미를 느낄 수 있었던 Season 3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였습니다.


Review & Feedback

경험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사람들은 RTO를 어떻게 인식하게 되었을까요? 2024년에는 함께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 또한 적극적으로 듣고자 했습니다. 참여 크리에이터들을 인터뷰했고, 이벤트를 열어 방문객들의 이야기도 듣고자 했죠. 그러면서 신기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RTO를 공통적인 이미지로 인식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RTO의 프로그램을 경험한 이들은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작업을 볼 수 있는 곳', '다양한 관객층이 모이는 곳',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느낌을 주는 곳', '옛 모습을 간직한 공간에서 현재의 음악을 듣는,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지는 느낌', '새로운 문화에 대해서 알 수 있었던 경험',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곳', '공간 자체의 매력을 살리는 프로그램' 등의 말로 RTO를 표현해 주었습니다.

경험을 함께 만든 참여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도 재미있었어요. RTO '빛이 존중받고 어둠이 나를 안아주는 공간처럼 느껴져요. 그래서 내 안에 있는 빛이랑 어둠이 다 사랑 받고 이해 받는 느낌이 드는 장소인 것 같습니다.', '포근한 숲 속에 들어온 것 같은, 익숙하고 꿈에서 본 듯한 독특하고 아름다운 사원의 기분', '사람들이 들어오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지고 쉽게 몰입할 수 있는 곳' 등 각자의 언어로 이 공간을 표현했죠. 기획 단계에서 각자가 RTO라는 공간을 어떻게 느끼고 해석했는지, 이곳에서 어떤 인상을 받았고 그것을 자신의 기획에서 어떻게 풀어가고자 하는지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거든요. 

그래서일까요. 각자가 이곳에서 받은 영감을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에게 되돌려주는 듯한 인상을 받았고, 감동스러웠습니다.  기획을 하는 데 있어서 이성적인 영역도 중요하겠지만 이렇게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과정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험을 만드는 사람들이 진심으로 움직이면, 경험하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에 어떻게든 전해지거든요. 함께 경험을 만드는 이들과의 관계를 소중하게 여기고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역할을 찾으려 했습니다. 

'모두를 환대하는 프로젝트라고 느껴졌어요. 누구나 이곳에 오면 환영받고 이곳을 누릴 수 있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공간으로 존재했으면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것을 고민하는 곳. 훨씬 많은 범위의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기획할 수 있는 곳.', '좁은 생각에서 벗어나 많은 시민들에게 문화를 알리는 일을 할 수 있는 곳', '개인의 역량을 도전하고 실험하며 확장할 수 있는 곳' 등의 피드백을 받으며 문화예술의 영역에서 RTO만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실마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2년의 시간 동안 큰 애정으로 함께 한 RTO. 우리의 삶 속, 아름답고 의미 있는 공공공간에 대한 열망과 바람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입니다. 100년의 세월을 품은 역사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동시대 문화의 물결 사이에서, 고유한 역할과 색깔을 가진 문화예술공간으로 오래도록 우리 곁에 남아주기를 바라 봅니다.